롯데, 비디오 판독 센터 오독에 또 울다
- 스포츠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가 비디오 판독 센터의 결정적인 오독으로 중요한 승리를 날리고 말았다.
롯데는 20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즌 12차전 경기에서 12회 연장 혈투 끝에 4-4로 비겼다.
이 날 경기는 양팀의 우완 에이스 박세웅과 윤성환의 맞대결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무려 연장 12회까지 끝장승부가 펼쳐졌으나 결국 어느 누구도 웃지 못했다.
특히 이 날 경기에서 롯데팬의 속을 쓰라리게 만든 비디오 판독 센터의 어처구니 없는 오독이 또 한번 나오면서 한창 중위권 싸움을 전개해나가고 있는 롯데로서는 귀중한 1승을 빼앗기는 치명상을 입게 되었다.
문제의 상황은 3회말 1사 손아섭의 타석에서 발생했다. 1-4로 끌려가던 롯데는 3회말 1사 이후 손아섭이 윤성환의 2구째 140KM 패스트볼을 밀어쳐 좌중간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이 타구는 문수야구장의 홈런 타구를 판단하는 기준선인 노란선 위를 맞고 뒤로 넘어갔다가 배후 철제 구조물을 다시 강타하고 구장안으로 들어왔다.
노란선과 약 50CM 간격을 두고 설치되어 있는 배후의 철제 구조물은 혹시 모를 관중들의 추락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안전 지지대다.
손아섭의 타구는 노란선을 맞히고 뒤로 넘어갔다가 다시 그라운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홈런이었다. 당시 현장의 심판진들도 이 타구를 홈런으로 인정했고 손아섭은 모든 베이스를 돌아 유유히 홈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이 타구의 홈런 여부에 대해 삼성 벤치에서는 비디오 판독 신청을 했고, 비디오 판독 센터는 이를 2루타로 번복했다. 물론 결과는 명백한 오독이었다.
롯데 벤치는 손아섭의 홈런이 2루타로 둔갑하자 이에 대해 거세게 항의했지만 규정상 판독 센터가 내린 결론을 뒤집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3회말 공격에서 롯데는 득점을 올리지 못했고, 경기는 최종적으로 무승부로 끝나고 말았다.
경기 후 KBO는 이 날 판독 센터가 내린 판독이 오독이었음을 즉각적으로 인정했다. 그리고 출전정지가 됐든 제재금이 됐든 조만간 비디오 판독 센터에 대한 징계가 내려질 예정이다.
야구장의 구조물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기본을 망각한 비디오 판독 센터의 뼈아픈 오심 때문에 롯데는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롯데만 오심을 당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심판이나 판독 센터 모두가 사람이 판단하고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수는 늘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롯데는 유독 올해 오심 관련 손해를 많이 보고 있는 팀이다.
시즌초에는 잠실 두산전에서 이대호가 타구의 페어 파울 관련 항의를 하다가 퇴장을 당하는 불상사가 있었고, 4월 18일 사직 NC전에서는 이우민의 타구가 좌측 선상에 떨어진 듯이 보였지만 판독 불가 판정이 내려지면서 파울로 인정되어 2루타를 도둑맞았다. 어린이 날 펼쳐진 기아와의 홈 경기에서도 서동욱이 1루에 공보다 늦게 도착한 것으로 보였지만 판독 결과 세이프 선언이 내려지면서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게다가 이 날은 비까지 내리는데 아웃 세이프 판독에 무려 7분 이상이 소요되어 당시 마운드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투수 손승락이 힘든 경기를 해야했다.
그리고 한동안 잠잠하다 싶더니 후반기 첫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결정적인 판독 센터 오독에 또 한번 고개를 떨궈야했던 롯데였다. 이렇듯 올시즌 판정 관련 논란이 가장 많은 팀이 롯데다. 더구나 판독 센터에 의해 내려진 판정은 절대 번복이 불가능하다.
억울하더라도 양팀 벤치는 이를 무조건 수용하든지 퇴장을 각오하고 항의를 하든지 해야한다. 따라서 이를 두고 어디다가 공개적으로 호소하기도 어렵다.
이런식으로 억울한 판정이 축적되다보면 자칫 선수단 전체의 사기도 떨어질 수 있고, 선수들의 경기력도 저하될 수 있다.
힘겨운 5강 싸움을 해 나가고 있는 롯데로서는 당장 1승이 아쉽다. 시즌 막판 더욱 더 치열하게 순위싸움이 전개된다면 롯데는
이 날의 판독 센터 오심이 두고두고 생각이 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