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느낀 점 32) 인간이 가진 가장 추악한 심리는…

살다가 느낀 점 32) 인간이 가진 가장 추악한 심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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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살다 보면 인간성에 대해 많이 알고 배우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1년 9개월 간 군생활을 하면서 인간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인간에겐 좋은 성질도 있고 나쁜 성질도 있다. 군생활 경험은 아무래도 인간의 나쁜 면을 면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이다. 이기심 그 자체는 절대 나쁘지 않다. 사욕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이기심이 없었다면 각 영역에서 오늘날과 같은 눈부신 발전은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기심은 가장 먼저 자신에게 득이 되지만 기발한 이기심은 결국 사회, 국가, 지구촌 전체에게도 혜택을 가져다 준다.

물론 이기심이 도가 지나치면 사람이 추해진다. 남들이 보기에도 추해지고, 욕만 먹는다. 이기심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는 더럽고 추악한 몇 가지 면모가 수면 아래에 잠겨 있다. 위기의 순간이 되면 추악한 본성은 결국 수면 위로 드러난다.

내 생각엔 인간이 가진 가장 추악한 심리는 개인보다는 집단과 관련되어 있다. 1932년 라인홀드 니부어가 쓴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라는 책을 보면 개인적으로는 꽤나 도덕적인 인간이 집단을 이루면 왜 비도덕적으로 변하는지에 관한 매커니즘이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결국 단체나 그룹이 개인보다 더 많은 죄를 범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인간 내면에 뿌리박힌 가장 추악한 심리. 그것은 바로 집단 돌팔매질이다. 일단 누군가가 만만한 상대를 물고 늘어지면 그 주위로 금세 패거리가 생겨 너도나도 상대를 물고 늘어진다. 혼자서는 도무지 할 수 없는 행동을 집단을 이루게 되면 미친듯이 하게 된다. 이 순간만큼은 이성의 끈도 놓아버리는 듯 하다.

집단에 의해 조리돌림을 당하는 안타까운 피해자에겐 반박하거나 항변할 시간도 없다. 설령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반박을 해도 이미 군중들은 사실에 대해선 관심조차 없다. 상대가 완전히 굴복할 때까지 무한정 돌팔매질을 해댈 뿐이다. 그들의 가슴은 열정과 감성으로 뜨겁고 벅차다.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 완전히 침몰시킨 것 같아 스스로에게 뿌듯하기까지 하다.

집단광기의 역사는 유서가 깊다. 중세시대 마녀사냥에서부터 시작해 2차대전 시기의 파시즘과 나치즘으로 이어진다. 마녀사냥을 일삼았던 개인들은 한명 한명 뜯어놓고 보면 꽤나 그럴싸한 사람들이었다. 학식도 많고, 이성적이었다. 이탈리아와 독일의 국민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일단 집단을 이루고 누군가에게 공격을 가하기 시작하니까 이성을 잃어버리게 됐다.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뻔뻔한 모습까지 보였다.

집단광기는 현시대에 더 활발히, 전 영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사실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타겟을 정해 자신들의 격렬한 감정을 쏟아붓는다. 온라인 제보, 고발 프로그램이 발달하면서 이런 현상은 더 가속화되고 있다. 자신들이 정의의 사도인 양 착각하는 무리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파시즘의 역사는 끝나지 않았다. 파시즘이라는 암세포 덩어리는 개인들이 조직이나 집단을 이룰 때 활개칠 가능성이 상존한다. 그것이 내가 집단을 늘 경계하는 이유다. 집단 만들기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다. 궁극적으로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를 지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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