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일가족 4명, 흉기에 피살된 채 발견… 용의자 남성은 자살

사진=연합뉴스 보도화면

부산에서 일가족 4명이 둔기에 맞아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범행 현장에서는 용의자로 추정되는 30대 남성도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25일 밤 10시 31분쯤 부산 사하구 장림동의 한 아파트에서 박모(84·여)씨와 박 씨의 아들 조모(65)씨, 며느리 박모(57)씨, 손녀 조모(33)씨 등 일가족 4명이 숨져 있는 것을 박씨의 사위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박씨와 박씨의 아들 그리고 며느리는 화장실에서, 손녀 조씨는 거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 신씨(36)는 작은 방에서 숨져 있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신을 발견한 박씨의 사위는 이날 가족들과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에 신고하고, 경찰과 함께 잠긴 문을 강제 개방하고 들어가 이들을 발견했다.

경찰은 다른 가족들과는 달리 거실에서 발견된 손녀 조씨가 매우 잔인하게 살해된 것으로 미뤄볼 때, 용의자인 신씨가 손녀 조씨와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다른 가족들이 흉기와 둔기 등으로만 살해된 데 반해 조씨의 몸에는 흉기, 둔기 상처뿐 아니라 목이 졸린 흔적 등도 나왔다.

경찰이 아파트 폐쇄회로를 분석한 결과, 신씨가 지난 25일 오후 4시 12분쯤 선글라스와 모자를 착용하고 아파트로 들어가는 장면을 확인했다.

신씨가 아파트에 침입하기 전 아들 조씨는 집안에 있었고, 박씨와 며느리는 신씨 침입 후 1∼2시간 이내 귀가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손녀 조씨는 시간이 한참 흐른 뒤인 25일 0시 7분께 들어온다.

경찰은 신씨가 들고 온 가방 안에서 56종의 물품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둔기와 흉기를 비롯해 피가 묻은 전기충격기, 신씨가 자살할 때 쓴 도구 등이 모두 들어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6일 시신을 부검하고, 현장에서 확보된 휴대전화 등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 수사와 주변인 탐문 조사 등도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