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구직단념자 사상 최대 50만명… “요건 완화가 원인” vs “양질 일자리 실종이 원인”
- 경제
지난달 취업을 포기한 ‘구직단념자’가 50만명에 육박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단념자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을 희망하고 지난 1년 내 구직 경험이 있지만, 노동시장적인 이유로 한 달 동안 구직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이다.
취업 의지도 있고 능력도 있지만 일자리가 없어서 구직을 포기한 사람들이 사상 최대 수준이라는 것이다.
특히 구직단념자 중 20대가 유독 큰 폭으로 늘어나 극심한 젊은층의 취업난을 대변해주고 있다.
정부는 구직단념자 요건을 완화하면서 수치가 늘어났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21일 통계청의 ‘2015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단념자는 전년 동기 대비 25만5000명 증가한 49만2000명으로 통계 조사 이래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구직단념자는 2010년 2월 처음으로 20만명대를 기록한 뒤 지난해 3월에는 30만명선을 넘어섰고, 지난해 5월 40만명대로 올라선 후로는 9개월 연속 40만명대를 기록 중이다.
구직단념자는 통계청이 지난해 ‘체감 실업률’, ‘사실상 실업률’로 불리는 고용보조지표를 산출하기 시작하면서 급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기존에는 자격증 보유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사람 중 취업을 희망하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을 구직단념자로 분류했지만 지난해부터 조건을 완화하면서 구직단념자의 수가 증가했다”며 “고용보조지표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국제노동기구(ILO)와의 협의 하에 지난해 3월부터 구직단념자 집계 방식이 다소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당초 자격증 보유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사람에 한정해 취업을 희망하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을 구직단념자로 분류했는데, 지난해 3월부터는 이런 요건을 제외시키면서 구직단념자가 급증했다는 것.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구직단념자 증가 추세가 최근 고용시장의 어려움을 반영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청년층의 취업난으로 구직단념자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34만 7000명으로 20개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1주당 36시간 미만 취업자 수는 20만6000명으로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13만7000명)보다 약 7만명 가량 많았다. 이는 아르바이트 등 1주에 단기적으로 일하는 일자리에 취업한 인구가 많다는 것으로, 젊은층들에게 필요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또 비경제활동인구 중 최근 한 달 동안 ‘쉬었음’으로 표기한 인구를 보면 전년 동기 대비로 30대와 50대는 줄었지만 나머지 연령대에서 모두 증가한 가운데 특히 20세에서 29세까지는 5만3000명으로 무려 20.4%나 증가해 젊은층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가 없어 쉬는 청년들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