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느낀 점 24) 학원강사도 연기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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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생들을 상대로 학원강사를 1년 넘게 하면서 느낀 점은 학원강사를 성공적으로 하려면 일정 수준의 연기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천성이 여리거나 착한 사람이 미성년자들을 가르치는 학원업을 할 경우 연기력은 꼭 필요하다.
가르치는 과목에 대한 전문지식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학원업에 도전했다가 실패하는 이들이 있다. 사춘기 청소년들이 강사의 말을 안 듣거나 강사를 얕잡아보게 되면 학생들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좋은 사람처럼 보일 필요가 없다’는 명언은 성공적인 사교육 강사가 되기 위해 꼭 가슴 속에 새겨야 할 말이다.
학생들에게 허점을 노출시키거나 틈을 보이지 않으려면 일단 자기가 가르치는 과목에 대한 깊은 지식과 전문성은 당연히 필요하다. ‘내가 이 정도로 실력자니 나를 떠 보거나 테스트하지 마라’는 실력과 카리스마를 뿜어내서 학생들을 장악할 줄 알아야 한다. 강사가 학습내용을 잘 모르는 것 같거나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이면 좀 영악한 학생들을 그 점을 파고든다.
실력 외에도 강사에겐 연기력이 필요하다. 평소에도 기가 센 성격이면 굳이 연기력이 필요하지 않겠지만 평소에 성격이 유하고 착한 사람이 강사를 할 경우 일부러 ‘화난 척’ 연기를 할 필요가 있다. 수업이나 관리에 있어서 우유부단하거나 우물쭈물하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강단 있어야 하고, 자신감 넘쳐야 하며, 학생들을 손에 꽉 쥐고 휘어잡을 줄 알아야 한다.
필자의 경우 강사업을 할수록 연기력에 대한 필요성을 많이 느끼게 되었다. 사적으로는 적당히 친절하고 매너 있게 해 주면서도 전체 수업을 할 때는 분위기를 주도하고 휘어잡으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학생들에게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알려주고, 게으름을 피우거나 숙제를 안 해왔을 때는 화난 척도 할 줄 알아야 한다. 다만, 이 때 사적인 미움의 감정이 절대 개입되어선 안 된다. 관리와 통제를 벗어나려는 학생들에게 따끔하게 경고하고, 공부에 대한 진지성이 떨어지는 아이들에게는 정신 바짝 차릴 수 있도록 훈계의 말을 해주면 된다.
연기력을 통해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인상을 심어주면(물론 학생들에게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전제는 필요하다) 학생들은 저절로 따라오게 되어 있고 강사를 의지하게 된다. 이렇게 학생과 강사 간의 적당한 긴장감이 흐르는 라포가 형성되면 학원강사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