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느낀 점 ⑬ 일시불로 지르고 가난하게 살자
- Top Headline
- 경제
- 오피니언
일시불로 지르고 한달 동안 가난하게 사는 것이 할부 결제를 하고 넉넉하게 사는 것보다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한달 수익으로 감당하기 힘든 고가의 물건을 살 때는 예외적으로 할부를 해야겠지만 웬만한 가격대의 물건들은 일시불로 결제하는 게 속 편하다.
우선, 할부 결제는 미래의 자신에게 빚 지는 행동이기 때문에 당장 이번달은 부담없이 보낼 수 있지만 결국 미래의 자신이 갚아야 할 돈이 계속 남아 있는 셈이다. 두달 뒤, 혹은 세달 뒤에 갑자기 주머니 사정이 나빠질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안정된 미래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가급적 미래의 자신에게 빚 지는 행동은 지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할부 결제는 금방 습관으로 굳어질 수 있다. 할부가 습관이 되면 할부 결제를 하는 빈도가 높아질 것이고, 그러다 보면 몇 달 후에는 늘어난 할부금 부담 때문에 당장 필요한 물건을 못 살 수도 있다. 할부 빈도가 증가하면 결국 언젠가는 몇 달 동안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게 된다.
실제로 나는 언제부턴가 할부 결제를 거의 하지 않게 되었다. 비싼 물건을 사야하는 상황이 생기면 눈 꼭 감고 일시불로 지른 후에 ‘그래, 이번 달은 좀 가난하게 살면서 버텨보자’고 마음 먹는다. 그랬더니 시도 때도 없이 할부 결제를 했던 과거와 비교했을 때 삶의 질이 더 윤택해졌다.
할부 종류가 몇 개나 남았는지, 남은 기간은 얼마인지 살펴볼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남아 있는 개월수를 보면서 ‘아직까지 갚아야 할 게 남았구나’라는 찝찝한 기분에서도 해방될 수 있다. 할부 결제를 많이 했을 때는 당장 이번달에 나갈 카드값 부담이 별로 없다보니 불필요한 소비도 자주 했었는데 일시불 원칙으로 바꾸다 보니 소비도 더 알뜰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결제, 소비와 관련한 내 인생의 모토는 별다른 변수가 없는 이상 ‘웬만하면 일시불로 지르고 가난하게 살자’로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