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느낀 점 ⑫ 겨울외투와 자동차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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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아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싸게 산 좋은 물건을 영어로 ‘bargain’이라고 하는데 가성비 있게 득템했다는 걸 의미한다. 최대한 적은 돈으로 좋은 물건을 사고 싶은 게 사람 심리다.
일상생활에 사용하는 필수재들은 대부분 가성비를 따져가며 사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가령 나는 온라인으로 물건 구매를 할 때도 ‘다나와’에서 꼭 최저가를 검색해서 구입하는 게 습관이 됐다. 물건을 구입하기에 앞서 ‘이 가격보다 더 저렴한 비슷한 제품은 없을까?’를 늘 고민한다. 그러다가 싼 가격에 좋은 물건을 사면 정말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
반대로 가성비를 따지기 보다는 조금 무리해서 구입하는 게 좋은 물건이 몇 종류 있다고 보는데 내가 살면서 느낀 점은 그 중에 2가지가 겨울외투와 자동차라는 것이다.
자동차는 아무래도 통상적으로 여자보다는 남자가 관심이 많은 재화이므로 남자 기준에서 말해보고 싶다. 수입차에 대한 접근성이 워낙 좋아져 자동차가 부를 대변해주는 시대는 분명 끝났다. 그러나 자동차는 여전히 남자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상을 긍정적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재화라는 생각이 든다. 남자들은 원래 탈 것에 관심을 많이 가지도록 설계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고대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삼국지의 관우는 적토마를 타고 다녔다. 조선시대 평민들은 짚신을 바꿔 신어가며 걸어다닐 때 높으신 분들은 마차나 말을 타고 다녔다. 돈 좀 있는 사람들은 국적을 가리지 않고 고가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미국의 대통령, 갑부 들은 아예 전용비행기를 타고 다닌다.
돈은 많지만 자동차에 관심이 없어서 차에 쓰는 돈을 아까워하는 사람들도 이따금씩 있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경제적 형편이 좋아지면 차부터 바꾼다. 설령 서민이라 할지라도 차는 약간 무리해서 사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중고차 시장에서 원래 쓰려고 했던 예산보다 50~100만원 정도만 더 지출하면 분명 더 좋은 차를 고를 수 있다. 옵션이 2-3개 더 들어간 차를 고를 수도 있고, 심지어 차급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예산에 딱 맞춰 차를 구입하기보다는 지출을 조금 더 하더라도 자기가 살 수 있는 최대한 좋은 차를 사는 게 좋다고 본다.
차는 외적으로 남자의 이미지를 부분적으로 대변해주는 도구이기도 하고, 좀 더 많은 옵션, 좀 더 큰 차를 사면 내적 만족도도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돈을 지나치게 아껴서 오로지 가성비로만 차를 사게 되면 얼마 안 가 후회하는 게 다반사다. 도로에서 자기가 사고 싶었던 차량이 보일 때마다 그 차가 눈에 계속 아른 거릴 것이다. 그러면 이미 구입한 차에 대한 정도 떨어진다.
겨울 외투도 마찬가지다. 여름 옷은 자주 갈아입어야 하고, 세탁도 자주 해야 하기 때문에 굳이 좋은 옷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겨울 옷, 그 중에서도 야외에서 입어야 하는 패딩, 코트, 자켓 등의 아웃웨어는 조금 무리해서라도 좋은 옷 한두벌 정도는 갖고 있는 게 좋다. 겨울 외투는 좋은 원단을 사용한 것과 그렇지 않는 것이 육안으로 어느 정도 구분이 되기 때문이다. 비싸고 좋은 외투는 누가 봐도 ‘멋지다’, ‘고급스럽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티가 난다. 좀 비싸더라도 좋은 외투를 사서 몇 시즌 내내 실컷 입으면 오히려 결과적으로 가성비가 좋다고 본다. 말하자면, 옷 종류 중에서 가장 귀티나게 보일 수 있는 것은 겨울 외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