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리스트’ 1심 김기춘, 61일만에 법정 구속…조윤선은 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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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시절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에 보수단체를 지원하도록 강요한 ‘화이트리스트’ 혐의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같은 혐의를 받은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아 법정구속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8부(최병철 부장판사)는 5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실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면서 법정구속하고, 조 전 수석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전 실장은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 지원을 배제하는 ‘블랙리스트’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 8월 6일 상고심 구속 기간 만료로 풀려난 지 61일 만에 재수감됐다.
김 전 실장은 2014년 2월 ~ 2015년 4월 전경련을 압박해 정부에 우호적인 어버이연합 등 21개 보수단체에 23억원의 지원금을 지급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
조 전 수석은 2015년 1월 ~ 2016년 1월까지 31개 보수단체에 35억원을 지원하게 한 혐의다. 동시에 2014년 4월 ~ 2016년 5월까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45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적용됐다.
1심 재판부는 강요죄는 유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는 무죄로 판단했다.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의 “특정 시민단체에 대한 지원 강요”는 직권남용죄의 성립요건인 공무원의 일반적 권한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재판부는 “비서실장이 민간기업 혹은 기관을 상대로 특정 시민단체에 자금 지원을 요구하는 것은 일반적 권한에 속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피고인의 지시가 없었다면 자금 지원 요구가 계속 이뤄질 수 없었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한 것으로 강요 범죄 실행에 본질적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화이트리스트 강요 범행이 이미 이뤄지던 중 정무수석으로 임명되면서 범행을 인식하고 승인함으로써 가담하게 됐다는 점에서 범행가담 경위를 나름 참작할 사정이 있고 직접 전경련을 압박한 정황도 찾을 수 없다”며 조 전 수석에게는 김 전 실장과 같은 책임을 묻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