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공사 “북한 요구대로 북핵폐기방식 바꾸면, 비핵화 점점 멀어질 것”

태영호 전 공사 “북한 요구대로 북핵폐기방식 바꾸면, 비핵화 점점 멀어질 것”

Posted by 기자([email protected]) on in
태영호 전 공사. ⓒ국민통일방송 캡쳐

태영호 전 공사. ⓒ국민통일방송 캡쳐

태영호 전 주영 북한 공사가 9월 평양 공동선언 이후 한반도의 비핵화 전망에 대해 “핵무기 없는 한반도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2018년 9월 평양공동선언에는 △한반도 핵무기, 핵위협 없는 평화터전 만들 것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발사대 유관국 참관 하 폐기 △美 상응조치에 따른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 추진 의사 확인 △비핵화 추진 과정에서의 남북 협력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태영호 전 공사는 국민통일방송에서 이번 합의 내용에 대해 “김정은이 이번에 제시한 북핵폐기방식은 ‘북핵시설의 선택적 폐기 대 상응조치’”라며 “김정은의 요구대로 북핵폐기방식을 바꾼다면 북한비핵화는 점점 멀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태 전 공사가 말하는 ‘북측 요구대로의 북핵폐기방식’이란 “북핵폐기 과정을 사전에 알 수 있는 핵리스트를 받지 못한 채, 2차 미-북정상회담에 응해 종전선언을 채택하고 영변 핵시설 영구폐기 대가로 제재완화와 같은 상응 조치를 취하는 길”이다.

태 전 공사가 지적하는 문제의 핵심은 바로 북한이 ‘핵리스트 신고문제에 대해 전혀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핵리스트 신고문제는 북핵폐기의 핵심이며, 비핵화 과정에서 선행적으로 이뤄져야 할 필수불가결한 사항이라는 것이 태 전 공사의 설명. 이유는 먼저 핵시설이 파악돼야 IAEA 등이 이를 검토해 해체에 가장 좋은 방법을 결정할 수 있고, 북핵폐기 과정을 사전에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이 핵리스트를 신고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이미 가지고 있는 수많은 핵시설들을 하나 하나 던져 주면서 상응한 대가를 받아내는 방식으로 시간을 끌겠다는 ‘살라미 전술’”이라며 “이는 앞으로 몇 년 동안은 핵무기를 그대로 가지고 있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 전 공사의 말에 비추어 볼 때 이번에 김정은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제시한 것 또한 ‘살라미 전술’의 미끼 중 하나인 것으로 해석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영변 핵시설’은 핵무기를 이미 완성했고 더 많은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핵물질을 충분히 확보한, 북한에게 쓸모없는 ‘과거의 핵’이다.

태 전 공사는 “우리가 현 시점에서 북한으로부터 핵시설을 신고 받고 아무리 빨리 다그쳐도 핵무기와 핵시설들을 완전히 폐기하는 데 수년이 걸리게 된다”며 “북의 요구대로 북핵 폐기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면 내년 한해는 영변 핵시설에 대한 검증과 폐쇄로 흘러갈 것이며, 이후에 또 ‘살라미 방식’이 이어져 결국 양국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들을 구경도 못해보고 임기가 끝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태 전 공사는 “북한 핵시설 리스트를 먼저 받고 종전 선언을 채택하며, 핵시설 리스트에 기초해 북한 비핵화를 전반적으로 추진하는 정상적인 ‘비핵화과정’으로 가는 길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모바일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