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 ‘서치’, 디지털 기술이 만들어 낸 참신한 가족 스릴러물

영화 서치 중 한 장면. 딸을 잃은 아버지 데이빗은 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각종 SNS 등을 이용해 묘연한 딸의 행방을 찾는다. ⓒ영화사 제공

‘가족간의 사랑이라는 고전적이고 진부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참신한 긴장감과 자연스러운 감동을 자아냈다.’ 올여름 화제작 ‘서치'(원제 searching)에 대한 한줄평이다.

‘서치’가 영화계에서 오래된 주제를 다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찬사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답은 단연코 디지털 기술과 빅데이터의 힘, 그리고 기술에 담긴 인간의 복잡미묘한 심리 묘사에 있다.

영화는 단 한 차례도 인물들을 카메라에 직접 담지 않았다. 유튜브 영상이나 스마트폰 영상, 노트북 카메라, CCTV 등 오로지 첨단 기술만을 활용해 영화화했다. 기존 영화 포맷에 익숙한 기성세대에게는 다소 낯설지만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폭넓게 향유하고 있는 현대인에게는 새롭고 신선한 자극을 줬다는 평이다.

이 영화의 놀라운 점은 온라인 시대에 디지털 기술이나 데이터가 가지고 있는 능력만 부각시키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극중 실종된 딸의 아버지로 등장하는 데이빗 킴의 문자 메시지, 마우스 커서 깜빡임, 타이핑 속도, 메시지 타이핑 후 삭제 및 수정 과정을 통해 딸을 필사적으로 추적하는 그의 심리를 독자들이 충분히 공감하도록 그려냈다는 점이 놀랍다. 이런 장면들이 인물의 직접적인 말이나 행동을 통해 드러나는 감정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고 입체적으로 와 닿았다는 느낌이다.

또, 영화는 시종일관 딸을 납치한 범인이 누구일지에 대해 관객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관객들로 하여금 범인을 스스로 찾도록 유도하는데 반전이 끝없이 펼쳐진다. 그러면서도 흔한 반전 영화들처럼 억지스럽다거나 내용의 논리적 구성에 대한 논란을 남기지 않았다. 영화 곳곳에 깔아둔 치밀한 복선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회수하면서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만족감을 높였다.

한편, 영화는 기술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성찰해 볼만한 의미심장한 메시지도 던졌다. 딸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착각했던 아버지가 딸의 SNS에서 자신이 몰랐던 사실들을 발견했을 때 받은 충격과 허탈감, 온라인 세계에 자신이 생각지도 못했던 딸의 또 다른 정체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아버지의 반응을 통해 과연 SNS 시대가 사람들간의 진실된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는 도구인지 아니면 진정성 있는 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인지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