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혐의 조영남 항소심 무죄 “재판부 판단에 경의를 표한다”

‘대작’혐의 조영남 항소심 무죄 “재판부 판단에 경의를 표한다”

Posted by 이인후 기자([email protected]) on in
대작 혐의를 받고 있는 조영남씨가 2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대작 혐의를 받고 있는 조영남씨가 2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그림 대작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선고를 받은 가수 조영남이 항소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조영남이 미술 작품 구매자들을 속였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 2부는 조영남의 그림 대작과 관련해 사기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1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조씨는 2011년 9월부터 2016년 4월까지 화가 송기창씨 등 2명의 대작 화가가 그린 화투 그림 26점을 자기 그림이라며 20여 명에게 팔아 1억8천만원의 이익을 거두었다. 검찰은 조씨가 송씨에게 그림 1점당 10만원씩 주고 200여점을 넘겨받은 뒤, 가벼운 덧칠만 하거나 작가 사인만 하고 자기 이름으로 전시회를 연 것은 일종의 ‘사기’라고 주장했다.

1심 법원은 검찰의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였다. 당시 재판부는 “송씨 등이 그림 표현작업을 주로 한 사실을 고지하지 않고 판매한 건 피해자들을 속인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그림 구매자들도 조씨가 직접 그린 그림인 줄 알았고, 그걸 몰랐다면 구매하지 않았을 거라고 진술하고 있다”며 “조씨는 ‘조수를 쓰는 것은 미술계 관행’이라는 사려 깊지 못한 발언으로 비술계에 대한 신뢰성을 훼손하고 미술 시장에 혼란을 줬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의 생각은 달랐다. 재판부는 “조씨가 작품 구상에서부터 제목 결정, 환성 여부를 다 결정했고 조수들에게 밑그림 종류와 크기, 위치에 관여해 구체적으로 지시했다”며 “미술 화가들이 조수와 화가 지망생을 두고 교육을 가정해 그림을 그리게 하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씨 작품은 화투를 소재로 한 꽃으로 표현한 아이디어가 핵심을 이루고 있고 조수들 고유 예술관념이나 미술적으로 구현한 작가라고 평가할 수 없다”며 “조수들의 회화 실력 및 예술적 숙련도가 조씨보다 뛰어난 지 여부는 작가와 보조자를 구분하는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항소심 무죄 선고가 내려지자 조씨는 “재판부가 현대미술을 제대로 이해하고 정확한 판단을 하셨다. 재판부 판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이번 사건으로 그림을 더 진지하게 그릴 수 있게 돼 좋은 점이 많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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