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섬 탐방기] 무더운 여름날 자연이 주는 힐링을 만끽하다
- 문화
답답한 도시를 탈출하여 자연이 주는 치유를 받기 위해 남이섬으로 떠났다.
남이섬은 조선조 초기의 무신으로서 세조의 사망 후 역모죄를 받고 거열형에 처해진 남이장군의 넋을 기려 붙여진 이름이다. 주소지 상으로는 강원도 춘천에 위치해있지만 남이섬을 잇는 선착장이 경기도 가평에 있기 때문에 반드시 가평역에 내려야 한다.
청량리에서 경춘선을 타고 약 1시간을 달려 가평역에 내렸다. 가평역에서 택시를 타고 목표지인 남이섬 선착장에 도착했다. 선착장에서 남이섬까지 가는 경로는 두 가지가 있었다. 배를 타고 5분 정도 걸려 남이섬에 도착할 수도 있고, 남이섬 일대를 한 눈에 담으며 스릴감을 맛보기 위해 짚와이어를 탈 수도 있었다. 선박과 짚와이어의 1인당 비용은 각각 1만3천원, 4만4천원이었다. 이왕 온 김에 짜릿하게 남이섬까지 가보고 싶어 짚와이어를 타기로 했다. 1분 30초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안내되어 있었지만 순수하게 짚 와이어를 타고 이동해서 남이섬에 도달하는 시간은 채 1분이 안 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드디어 남이섬 안으로 들어갔다. 한국관광공사가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 100선’으로 선정한 곳 답게 많은 인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눈에 띄는 것은 한국인들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상당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배용준과 최지우가 주연으로 나왔던 ‘겨울연가’의 촬영지가 남이섬으로 알려지고 난 이후 외국인 관광객 숫자가 늘었다고 한다. 한 여름날의 남이섬 분위기는 겨울연가에서 그려졌던 느낌과는 사뭇 달랐다. 황량한 기운은 찾아볼 수 없었고, 싱그러운 초목과 다채로운 꽃들이 절정을 맞아 짙푸른 빛을 과시하고 있었다.
잘 가꾸어진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마시는 공기는 도시의 생활에 지친 심신을 달래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커다란 연꽃들이 즐비한 연못에는 잉어떼가 여유로운 한 때를 만끽하고 있었고, 타조 우리의 타조들도 저마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관광객들에게 간편 버스를 제공하며 남이섬 일대 곳곳을 소개해주는 스토리 투어 버스도 운영되고 있었고, 자전거를 타고 남이섬을 구경할 수 있도록 자전거를 대여해주는 바이크 센터도 있었다.
필자는 오로지 걸어서 남이섬 전역을 다 둘러보았다. 기념품 샵에서 부채를 구입하고 남이섬 내부에 있는 음식점에서 간단하게 핫도그, 소시지 등도 맛 보았다.
섬의 끝자락에는 선사시대 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움집도 있어, 그 안에 들어가 사진 촬영도 했다.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올 때는 배나 보트 중에 한 가지를 골라 탈 수 있었다. 이번에는 스릴감과 동시에 강이 주는 시원함을 느껴보기 위해 보트를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 보트 기사분이 탑승객들에게 일부러 짜릿한 기분을 선사하기 위해 거칠게 운전을 했다. 좌우도 왔다갔다 하기도 하고 한 바퀴를 빙글 돌기도 하면서 탑승객들의 비명소리와 환호성을 자아냈다. 덕분에 묵은 스트레스가 순식간에 날아간 것 같았다.
남이섬은 일단 강원도에 있으면서도 수도권과 접근성이 좋아 생각나면 언제든지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당일치기로 다녀와도 전혀 부담이 없다. 섬으로 들어가거나 나갈 때는 자신의 기호에 맞게 운송수단을 선택할 수 있어 좋았다. 섬이 인간에게 안겨주는 힐링과 각종 구경거리, 먹거리 등은 말할 것도 없다. 서울 근교 당일치기 여행을 원하는 사람에게 강력추천하는 여행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