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직 관리들 일제히 “트럼프가 북한에 너무 쉽게 미소를 보이고 있다”고 우려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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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VOA(미국의소리)에 따르면 전직 미 관리들은 천안함 폭침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백악관으로 불러 함께 환하게 웃고 있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두고 북한 정권의 선전전에 이용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일부 전직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보다 종전선언 등 부수적인 과정에 집중해 과거 실패했던 전례를 따라가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1일,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트위터에 “한국이 너무 빨리 움직여 미국을 상자 안에 넣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차 석좌는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종전 선언 제의를 너무 이른 시기에 양보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하는 행정부 내 일부 관리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는 ‘워싱턴포스트’ 신문 기자의 글을 올리며 이 같은 우려를 보였다.
그러면서 “중국은 최대 압박을 약화시키기 위해 제재를 완화하고, 평화 협정 체결은 한국과 중국이 북한의 사회 기반시설 확충에 대한 기금 지원을 서두르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일, ‘뉴욕타임스’에 차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상자 안에 갇힌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우려스럽다”며 “협상이 잘 안 돼 다시 대북 제재로 돌아가려 해도 한국과 중국은 따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일부 전직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정권의 프로파간다-선전전에 이용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 수석은 “전, 현직 미 지도자들이 과거 적대국 지도자를 만났을 때 표정과 행동 하나하나에 매우 신중을 기했던 전례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나 환하게 웃는 등 우려스러운 모습을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워싱턴포스트’ 신문에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런 우려를 나타내며 “데이트가 너무 빠르다는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빌 리처드슨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도 워싱턴포스트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웃으며 찍은 사진은 북한 내부에 두 지도자가 동등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배포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문재인, 마이크 폼페오 국무부 장관 등을 만나 악수를 하는 사진이 가장 앞면에 게재한 바 있다.
또 빅터 차 석좌 등 여러 전직관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영철 부위원장의 회동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주류 언론 기자들의 비판 기사와 트윗을 리트윗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미 대통령이 동맹국인 한국의 천안함을 폭침시켜 46명 살해를 감독했고 악명 높은 정치범 수용소를 운영하며, 미 영화사 소니 해킹까지 주도한 김영철 부위원장 옆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게 매우 부적절하다는 ‘CNN’, ‘BBC’ 등 여러 기자의 비난에 공감을 표시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과거 북한에 억류된 여기자 구출을 위해 평양에서 김정일 국무위원장을 만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수행원들에게 웃지 말라고 주의를 줬고 지난 2016년 쿠바를 방문한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장에서 함께 손을 치켜 올리며 승리를 과시하려는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의 제의를 뿌리쳤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에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를 뉴욕의 부동산 거래하듯이 생각하고 있다”며 “현안보다 개인적 친분과 신뢰부터 쌓아 자신의 카리스마로 상대를 유화적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러셀 전 차관보와 차 석좌는 “클린턴과 부시 전 대통령이 과거에 실패했던 전례를 트럼프 대통령이 따르고 있다”며, “지금 하는 것들이 과거에 이미 했던 것이란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