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탈북 병사가 태극기를 보고 걸그룹 노래 들으려는 진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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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서 정말 기쁘다”
지난해 탈북한 태영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은 22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얼마 전 총상을 입고 귀순한 북한 병사의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사실에 기쁜 마음을 나타냈다.
태 위원은 이 날 전화 통화에서 “분초를 다투며 질주한 병사의 심정에는 내 심정도 담겼고 대한민국을 동경하는 2500만 북한 주민의 심경도 담겼다”고 말했다.
이어 “살아나서 정말 기쁘다”며 “그가 병상에서 태극기를 보고 싶어하고 걸그룹 노래를 들으려는 진짜 이유는 눈만 감으면 아직도 북한의 총탄에 쫓기고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기 때문에 ‘내가 한국에서 살아있구나’라고 계속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해당 병사의 수술을 담당한 이국종 아주대 중증외상센터장은 22일 2차 브리핑에서 “환자에게 소녀시대의 지(Gee)를 오리지널 버전, 인디밴드 버전, 록 버전 등 3가지로 들려줬더니 오리지널 버전을 가장 좋아했다”며 “병사가 걸그룹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태 위원은 ‘소프트파워’를 강조하며 “자유와 민주주의를 찾아 목숨까지 거는 북한 주민들의 절박함은 한국 문화의 유입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이 한국 문화를 접하면서 북한의 문화와 비교할 수 있게 됐다며 이것은 통일로 가기 위한 1단계 과업이 완성되었음을 증명하는 사례라고 말했다.
태 위원은 이달 초 미국의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에서 펼친 강연에서도 소프트파워를 통한 북한 변화 전략을 언급하며 이것이야말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가장 우려하는 일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아직도 통일을 요원한 것으로 보고 속수무책으로 앉아있다면 그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다”며 “모든 북한 주민이 자유를 향한 질주를 할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해 그들의 마음을 돌려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