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체 길거리 행진 강요받은 20대 남녀, 이유 알고보니…
Posted by 김만기 기자([email protected]) on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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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전성관계를 했다는 이유로 인도네시아 20대 남녀가 벌거벗은 몸으로 길거리 행진을 강요받아 큰 논란이 일었다.
15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경찰은 혼전성관계를 가졌다는 이유로 미혼남녀에 집단 린치를 가한 현지인 6명을 체포해 조사중이다.
이들은 지난 11일 밤 자카르타의 위성도시 반텐 주 탕에랑 리젠시 부근에서 A(남, 28)씨와 그의 약혼녀 B(여, 20)씨를 강제로 탈의시킨 후 거리를 끌고 다니며 폭행했다고 알려졌다.
집에 거주하던 피해자들은 반상회장에게 끌려 나와 수치를 당했다. 해당 사건을 조사한 경찰서장은 “반상회장을 비롯한 지역 지도자들이 군중을 선동해 소요를 일으켰다”며 “이들 중 일부는 구경꾼들에게 피해자들의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촬영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사건으로 정신적 타격을 입은 피해자 커플은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다.
2억6천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인도네시아는 90%가 이슬람교를 신봉하는 세계 최대 무슬림 국이다. 비교적 온건한 이슬람 국가로 분류되는 인도네시아이지만 최근에는 원리주의가 기승을 부려 심각한 사회문제를 낳고 있다.
이번 사건의 배경은 인도네시아식 ‘거리재판’ 문화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인물을 법적 절차로 처벌하는 대신, 주민들이 그 자리에서 직접 응징하는 것이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혼전성관계를 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규제하는 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들의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해 유포한 주민들을 찾아내 추가로 체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