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법체류 청년 80만명’ 추방 결정한 듯…5일 공식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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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 유예(DACA) 정책을 결국 폐지할 것이 유력해진 가운데 미국 내 불법체류중인 청년 80만명이 6개월 후 추방당할 위기에 놓였다.
3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DACA) 정책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강경 보수파인 세션스 법무 장관 등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DACA 폐기를 설득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단 시행 시점은 6개월 후부터이다.
DACA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온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정책으로 2012년부터 시행됐다. 16세 이전에 부모를 따라 불법 입국해 최소 5년 이상 거주하면서 학교에 재학하거나 취업한 30세 이하 청년에 대해 추방을 유예하는 행정명령이다. 현재 약 80만명이 DACA의 혜택을 받는 이른바 ‘드리머'(DREAMER)로 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 DACA 폐지를 포함한 불법 체류자 추방정책을 자신의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당선 이후에는 불법체류 청년들에게 공감하며 DACA 정책을 유지하는 듯한 모양새를 보였다. 그는 지난해 12월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불법 이민자의 자녀들은 매우 어린 나이에 미국에 왔고 여기서 학교를 다녔으며 또 여기서 일을 하고 있다”며 “일부는 모범적인 학생이었고 좋은 직장에서 일하고 있다”며 불법체류 청년들에 우호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6월부터 텍사스주를 포함한 보수 성향의 10개주 법무장관들이 세션스 법무장관에 9월 5일까지 DACA를 폐지하지 않는다면 연방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하겠다고 경고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고민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DACA의 폐기 조치가 즉각적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DACA 폐기를 발동하기 전 의회에 DACA 대책을 마련할 시간을 6개월 주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내용을 5일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DACA 폐지가 기정사실화 되어가자 미국에서는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 아마존, 우버 등 IT 기업 등을 중심으로 DACA 보존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아져서 이를 둘러싼 미국 내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미국의 개방적인 이민 정책이 산업 경쟁력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고, 불법체류 청년들은 대부분 성실한 세금납부자들인만큼 DACA가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