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숯불구이 먹다 일가족 응급실 행, 도대체 무슨 일이?

▲ 이미지 – 픽사베이

지난 1일 오후 청주시 서원구의 한 장어구이집에서 식사를 즐기던 A(8)군은 메스꺼움을 느꼈고 화장실을 가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A군과 함께 장어구이를 먹던 일가족 8명도 일제히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했고, 이들은 119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의료진은 A군을 포함한 일가족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것으로 진단했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환자들이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고 밝혔다.

A군은 여전히 입원중이며 나머지 환자들은 응급처치를 받은 뒤 퇴원했다.

9명의 일가족에게 어지럼증을 느끼게 한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사고가 난 1일 오후 청주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식당 주인은 비가 와서 창문을 닫았고 에어컨을 켰으며 음식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관계자는 “비가 오고 기압이 낮은 날 창문을 닫은 채 숯을 사용해 장어를 구우면서 발생한 일산화탄소 때문에 중독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에는 같은 장소인 청주의 한 공사장 식장에서 조리원 13명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병원 신세를 졌다.

해당 식당의 조리원 17명은 아침부터 조리실에 솥을 걸어 놓고 삼계탕을 끓였는데 잠시 후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그 중 2명은 정신이 혼미할 만큼 심한 어지럼 증상을 보였다.

조사 결과 환기가 되지 않는 곳에서 700인분의 삼계탕을 조리한 것이 불완전 연소 가스를 발생시켰고 이것이 어지럼증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강희택 충북대학교 가정의학과 교수는 “밀폐된 공간에서 불로 조리하면 일산화탄소가 발생한다”며 “여름에는 덥더라도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해야 이런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