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 칼럼] 광기의 집단주의는 어떠한 비극을 초래하는가?
- Top Headline
- 정치
‘집단주의가 민주주의를 지배하게 되면 민주주의도 불가피하게 스스로를 파괴시킬 것이다.’ 고전의 반열에 오른 하이에크의 <노예의 길>에 등장하는 유명한 문구이다. 이 문장은 역사적 사실과 경험을 통해 이미 진실로 증명되었다. 집단주의 혹은 전체주의는 왜 그토록 위험천만한 것일까?
20세기는 단연코 인류 역사상 가장 야만적인 폭력으로 얼룩졌던 시대였다. 가장 끔찍한 전쟁이었던 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으며, 러시아에서는 스탈린에 의한 피의 숙청이 있었고, 중국의 난징대학살, 일본의 관동대지진 후 조선인 대학살 등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무차별적 폭력 앞에 피를 쏟으며 죽어나갔다.
1939년에 발발한 2차대전은 전 세계에서 5000만 명의 목숨을 빼앗은 인류 최악의 재앙이었다. 전쟁을 일으킨 독일은 전장에서는 물론이고 민가에까지 무차별적인 공습을 자행했으며 홀로코스트라 불리는 유대인 대학살을 통해 600만 명에 이르는 유대인을 잔혹하게 죽였다. 노인과 어린아이, 여성도 대학살의 희생양에서 예외가 될 수 없었다. 손톱만큼의 인간성이나 인류애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역사상 전례없는 엄청난 대학살의 기록을 써내려간 독일 제3제국.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이토록 끔찍한 일을 저지르도록 한 것일까?
이들을 광기에 사로잡히게 만든 것은 바로 ‘나치즘’이라고 하는 독특한 전체주의적 이데올로기였다. 나치즘은 이태리의 파시즘(전체주의)에 인종주의가 결합된 독일의 민족사회주의를 일컫는 용어이다. 히틀러가 지휘하는 독일 제3제국은 게르만 민족의 우수성을 찬양하며 게르만 민족에 의한 대제국 건설의 야망을 꿈꾸었다. 그리고 게르만 민족의 우월한 혈통을 유지하기 위해 유색 인종, 특히 유대인의 씨를 말려야 할 것을 주장했다. 나치 총통 히틀러는 자서전 ‘나의 투쟁’에서 유대인에 대한 적개심을 숨김 없이 드러냈다.
“유대인은 유목민도 아니고 그냥 다른 민족의 체내에 기생하는 기생충일 뿐이다. 더구나 그들이 종종 지금까지 살고 있던 생활권을 버린 것은 자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때에 따라 악용한 숙주 민족에 의해 추방당했기 때문이다”
일방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같은 나치의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 더구나 높은 수준의 이성과 철학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당시 독일 국민들이 궤변으로 가득찬 나치의 선동에 넘어가서 유대인 학살을 지지하고 세계 대전을 일으켰다는 사실을 믿기란 더더욱 힘들다.
독일 국민들이 집단적 광기에 사로잡힌 것은 그들이 잔인한 민족이거나 바보같은 DNA를 가졌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전체주의에 의한 집단 최면 때문이다. 독일은 나치즘이라는 협소한 민족주의에 사로잡혀 이성적인 사고가 마비되어 있는 상태였다. 게르만 민족 우월성 논리에 푹 빠져버린 독일 국민들은 세상을 ‘자신들의 독일’과 ‘열등한 적’으로 양분했다.
독일 국민이 나치의 광기에 동조한 결과는 참혹했다.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전사자만 2500만 명에 달하며 민간인 사망자는 3000만 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