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태 중재자 자처한 마크롱… 국제사회로부터 질타
- 국제
2011년 ‘아랍의 봄’으로 카다피 독재정권이 몰락한 뒤 6년 넘게 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려있는 리비아의 양대 정파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중재 아래 무력분쟁을 종식하고 내년 봄 선거를 치르기로 합의했다.
리비아는 현재 이슬람계 리비아 통합정부의 ‘파예즈 사라지 총리’와 리비아 국토의 3분의 2를 장악한 비 이슬람계 ‘칼리파 하프타르 군사령관’ 정부로 양분돼 있는 상태다. 사라지 총리가 이끄는 통합정부는 유엔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하프타르가 이끄는 정부는통합정부로서의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마크롱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파예즈 사라지 총리와 칼리파 하프타르 군사령관을 파리 교외로 초청해 3자 회담을 열고 양측이 휴전을 약속하도록 중재자 역할을 했으나 그를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선은 냉담하다.
우선 마크롱이 이번 리비아 사태에 피스메이커로 나서게 된 것이 최근 국내 지지율 하락 등의 난관을 극복하고자 선보인 ‘쇼맨십 외교’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팽배해다. 실제로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군 최고위 장성이었던 피에르 드빌리에 합참의장과 국방예산 삭감 여부로 대립하다 군을 홀대했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또 군에 대한 권위주의적 행보를 보인 그에 대해 여론은 마크롱이 제왕놀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한 달 새 지지율 10% 하락이라는 위기를 경험했다.
또, 그동안 리비아 사태 해결에 가장 적극적으로 앞장서 왔던 이탈리아는 노골적으로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안젤리노 알파노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리비아 사태와 관련해 너무 많은 중재자와 계획이 있다”며 “프랑스가 리비아 사태 중재에 나선 첫 번째 국가도 아니지만 마지막 국가가 될 것 같지도 않다”고 말했다. 과거 리비아를 식민 지배했던 이탈리아는 지난 1월 서방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리비아 정정 불안으로 철수했던 대사관을 재개설하고, 사라지 정부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등 리비아에 많은 공을 들여왔던 터라 프랑스가 주도하고, 이탈리아가 배제된 이번 중재에 불쾌해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