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위 추락 위기’ 스프린트, 3위 수성 위해 ‘공격적 마케팅’ 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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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이통사 고객에 위약금·단말기 할부금 전액 지원
베스트바이와 손잡고 65달러에 무한데이터+1년 후 새 단말기 교체
미국 이동통신 시장에서 T-모바일에 밀려 4위로 밀려날 위기에 처한 스프린트가 파격적인 고객 유인책을 내놓았다.
스프린트는 13일(현지시간) 다른 이동통신사 고객이 자사로 옮길 경우 위약금은 물론 남은 단말기 할부금까지 전액 지불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버라이즌, AT&T, T-모바일 등 타 이동통신사의 고객이 번호이동 등을 통해 스프린트로 옮길 경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리워드 카드 형태로 위약금과 단말기 할부금을 보상받을 수 있다.
이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사용하던 기존 단말기를 스프린트에 내놓고, 기존 이동통신사가 고객에게 청구한 위약금과 남은 단말기 할부금이 표시된 청구서를 스프린트에 제출하기만 하면 된다.
스프린트는 이번 프로모션이 한시적으로 적용된다고 밝혔으나 시한이 언제까지인지는 밝히지 않아, 타 이통사 고객들을 충분히 끌어들일 때까지 프로모션을 지속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스프린트는 미 최대 가전제품 유통업체 베스트바이와 손잡고 음성통화와 문자, 데이터 등을 무제한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스(대여) 프로그램인 ‘베스트바이 원 플랜’을 선보였다.
사용자들은 한 달에 65달러(약 7만1480원·세금 불포함)만 내면 아이폰6 16GB 모델, ‘갤럭시S5’와 LG ‘G3’를 2년 동안 데이터까지 무제한으로 쓸 수 있다. 모델 역시 75달러에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10달러만 추가하면 2년이 아닌 1년 뒤에 원하는 스마트폰 모델로 교체할 수도 있도록 했다.
스프린트가 이 같은 파격적 고객 유인책을 내놓으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은 최근 약진하고 있는 T-모바일에 밀려 4위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스프린트의 작년 말 기준 가입자 수는 5590만명으로 미국 시장 3위로 발표됐지만, 서비스 재판매 파트너를 통해 가입한 고객 중 6개월 이상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은 170만명을 제외하면 실제 가입자는 5420만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또 스프린트는 지난해 10∼12월 가입자 순증이 90만 명에 그쳤는데 이 중 대부분은 수익성이 높지 않은 선불 고객이었으며, 후불 고객 순증은 3만 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었다.
이 때문에 스프린트가 실제로는 T-모바일(가입자 5500만명)에 추월당해 미국 시장 4위로 추락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최근까지 4위였던 T-모바일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가입자 규모에서 스프린트를 따라잡고 사실상 3위로 올라섰다.
T-모바일은 지난해 10∼12월에도 타사 가입자가 자사로 옮길 경우 위약금을 부담하는 등 고객 유치책과 요금 인하 등에 힘입어 가입자 순증 210만 명, 자체 브랜드의 후불 가입자 순증 130만 명 등 실적을 올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이동통신시장 1, 2위 버라이즌과 AT&T는 각각 가입자가 1억2500만명과 1억2100만명으로 스프린트와 T-모바일에 2배 이상 크게 앞서 있다.
스프린트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에 인수된 후 비용 절감 등으로 적자 폭은 줄였으나 극심해지는 경쟁에 밀려 가입자 규모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심지어 T-모바일에 밀려 4위로 추락할 신세가 됐다. 이런 스프린트가 내놓은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3위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 또 스프린트발 미국 이통사의 프로모션 경쟁이 벌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