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의 스프린트, T모바일에 밀려 사실상 4위 추락… ‘애물단지’ 신세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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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동통신업체 스프린트가 가입자 수 기준으로 사실상 업계 3위에서 4위로 밀려난 것으로 집계됐다.
스프린트는 버라이즌과 AT&T와 함께 미국 이동통신 3강의 한 축이었지만, T모바일 USA에 추격을 넘어 역전을 허용할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2013년 스프린트를 인수했던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경영 구상에 차질이 생길 지 주목된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홈페이지의 공시 자료에 따르면, 스프린트는 작년 말 기준으로 가입자가 5590만명이라고 보고했다.
스프린트는 지난해 10∼12월 가입자 순증이 90만명이었는데, 대부분이 수익성이 높지 않은 선불 고객이었고 후불 고객 순증은 3만 명이라고 설명했다.
또 총 가입자 집계치에는 서비스 재판매 파트너를 통해 가입한 고객들이 포함돼 있는데, 이들 고객 중 170만 명은 6개월 혹은 그 이상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아 이들을 제외하면 스프린트의 실제 가입자 수는 5420만명에 불과하다.
이와 대조적으로 최근까지 4위였던 T모바일 USA는 빠른 성장을 계속하면서 가입자 규모에서 스프린트를 사실상 따라잡고 3위로 올라선 것으로 보인다.
T모바일 USA는 작년 10∼12월 실적 발표에서 분기 말 기준 가입자 수가 5500만명이었고, 이 기간 가입자 순증이 210만명이며 이 중 후불 가입자 순증이 130명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T모바일 USA가 사실상 가입자 수에서 스프린트를 추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스프린트의 170만명을 그대로 총 가입자에 포함시킨다 해도 T모바일 USA는 매우 빠른 속도로 가입자를 늘리고 있는 반면 스프린트의 가입자 증가는 정체된 상태라, 올해 내에 T모바일 USA와 스프린트의 순위는 뒤바뀔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애물단지’ 신세가 된 스프린트는 소프트뱅크의 발목까지 잡아 소프트뱅크가 지난해 4분기(10~12월)에 참담한 실적을 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10일 발표된 소프트뱅크의 2014 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 3분기(작년 10~12월) 순이익은 323억엔(약 2968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938억달러에 비해 1/3 수준으로 추락했다.
스프린트가 지난해 10~12월 가입자가 20만5000명을 감소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보인 것이 탓이었다.
손 회장은 스프린트를 수렁에서 건지기 위해 요금제를 대폭인하하고 T모바일 인수를 추진하는 등 구조조정을 위해 직접 나서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